목차
2025년 7월 통과된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법(GENIUS Act)은 전 세계 디지털 자산 시장의 규제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공식화되면서, 한국 내 원화 연동 디지털 자산 개발 및 제도 설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규제의 주요 내용과 그 여파가 한국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GENIUS Act는 미국 연방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을 공식적으로 규제 대상으로 명시한 첫 법안입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1:1 비율로 달러나 단기 국채 등 안전자산을 보유하고, 회계 감사, 자금세탁방지법(AML) 준수, 정보 공시 등을 따라야 합니다.
이런 체계적인 규제가 만들어지자, 세계 각국은 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법 개정에 착수했습니다. 실제로 유럽은 MiCA 이후 후속 조치를 준비 중이고, 싱가포르와 일본도 자체 기준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미국 기준을 따르느냐’가 중요한 판단 요소로 떠올랐습니다. 왜냐하면, 글로벌 기업이나 투자자들은 가장 강한 시장 규제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 역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준비하면서 미국 기준을 어느 정도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정식 스테이블코인 제도는 마련되지 않았지만, 원화 연동 코인을 실험적으로 준비 중인 민간 사업자와 금융기관이 존재합니다. 또한 금융당국도 디지털 자산 2단계 입법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기준을 일부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GENIUS Act는 일종의 참고 모델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미국처럼 자금세탁 방지, 준비금 보유, 투명성 확보 요건을 적용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또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의 호환성 문제도 현실적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래소에서는 미국 기준을 통과한 USDC나 USDT와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상장하거나, 교환 가능하게 만들려면 그 기준 자체를 어느 정도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한국 원화 코인은 독립적으로 설계되더라도, 국제적 기준을 일부 반영해야만 시장 경쟁력이 생기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내에서는 아직 명확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준이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움직임 이후, 업계와 정부 모두 빠르게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그 중심에는 두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첫째는 자국 통화 주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둘째는 글로벌 자금 흐름 속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가입니다.
미국 법이 기준이 되면서 ‘국내 코인을 외부 시장과 연결시킬 수 있는가’라는 점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었습니다.
또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안정성보다 규제 신뢰도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거래소나 투자자들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은 코인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은 미국식 법안 일부를 참고하되, 국내 상황에 맞게 세부 기준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국 통화 기반 디지털 자산의 역할을 명확히 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통용될 수 있는 수준의 기준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단순한 법령 하나를 넘어서,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방향 자체를 바꿨습니다.
한국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실험적으로 운용할 것인지, 아니면 글로벌 흐름 속에서 경쟁력 있는 금융 수단으로 발전시킬 것인지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할 시점입니다.
제도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국제 시장과 호환되는 기준을 설계하려는 노력은 지금부터 필요합니다. 미국의 법안이 하나의 거대한 파도처럼 세계 각국의 정책과 시장에 영향을 주는 지금, 한국도 그 흐름 속에서 나아갈 방향을 더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