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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창을 들여다보다 보면 참 이상한 기업들이 눈에 띕니다. 물건은 불티나게 팔려서 매출은 매년 신기록을 찍는데, 정작 남는 돈(순이익)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심지어 줄어드는 회사들 말이죠.
이런 재무제표를 보면 우리 같은 개인 투자자들은 본능적으로 불안함을 느낍니다.
"아, 이 회사는 덩치만 컸지 실속이 없구나", "경영진이 무능한가?"라며 매도 버튼에 손을 올리게 되죠. 하지만 잠깐만요. 진짜 고수들은 바로 이 순간, 남들이 던지는 주식을 조용히 줍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오늘은 주식 초보가 가장 많이 속는 '재무제표의 착시 현상'과 그 속에 숨겨진 대박 시그널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우리는 흔히 '좋은 주식 = 돈 잘 버는 회사'라고 배웁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성장하는 회사'를 찾을 땐 이 공식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영상에서도 언급된 핵심 포인트가 바로 이것입니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이익이 안 느는 구간"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초보자들은 이 구간을 '정체기'로 착각하고 주식을 팔아버립니다. 하지만 팩트는 정반대입니다.
이건 정체가 아니라, 회사가 다음 레벨로 가기 위해 '도약 준비'를 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거든요.
그렇다면 그 많은 매출 이익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사장님이 횡령이라도 한 걸까요? (물론 그런 경우도 아주 가끔 있지만요.) 대부분의 건실한 성장주라면 그 돈은 '비용'이라는 이름으로 재무제표에 숨어 있습니다.
회사가 물건이 너무 잘 팔리면 무엇을 할까요? 공장을 더 짓고(설비 투자), 사람을 더 뽑고(인건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광고(마케팅비)를 쏟아부어야 합니다. 즉, 지금 당장의 순이익을 희생해서 시장 점유율(Market Share)이라는 더 큰 파이를 뺏어오고 있는 전쟁 중인 겁니다.
이때의 '비용'은 단순한 지출이 아닙니다. 미래의 독점적 지위를 위한 '투자'입니다. 이익이 안 난다고 실망할 게 아니라, "아, 이 회사가 지금 덩치를 키우려고 돈을 쏟아붓고 있구나!"라고 해석하는 역발상이 필요합니다.
이 고통스러운(?) 투자의 시간이 끝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경제 용어로 '영업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 효과가 발생합니다. 쉽게 말해, 깔아놓은 인프라(고정비)는 그대로인데 매출이 계속 늘어나니, 어느 순간부터는 버는 돈이 고스란히 이익으로 꽂히는 구간이 옵니다.
이때가 되면 짓눌려있던 이익 그래프가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J커브'가 만들어집니다.
주가는요? 당연히 실적보다 먼저, 훨씬 더 가파르게 반응하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텐배거(10배 상승)' 종목들은 대부분 이 [매출 급증 + 이익 정체] 구간을 지나온 녀석들입니다.
남들이 "이익도 안 나는 회사"라고 비웃을 때가 사실은 가장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셈입니다.
주식 투자는 현재의 성적표를 사는 게 아니라, 미래의 성적표를 미리 사는 게임입니다. 지금 당장 PER(주가수익비율)이 높다고, 순이익이 조금 줄었다고 무작정 외면하지 마세요.
만약 그 회사의 매출이 매년 20~30%씩 성장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돈을 허투루 쓰는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관심 종목에 넣어두셔야 합니다. 그 회사는 지금 웅크리고 있는 호랑이일지도 모르니까요.
자, 이제 여러분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한번 열어보세요. 혹시 "돈 못 번다"고 구박했던 그 종목이, 사실은 폭발 직전의 보석은 아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