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은 이제 암호화폐 시장을 넘어, 디지털 금융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확산과 규제, 사용 방식은 국가마다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미국과 아시아는 출발점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에 대한 대응도 완전히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을 둘러싼 미국과 아시아의 접근 방식을 비교하고, 투자자 입장에서 무엇을 참고할 수 있을지 정리해보려 합니다.
스테이블 코인, 미국은 통제에서 시작한다
미국에서 스테이블 코인은 단순한 암호화폐가 아닙니다. 달러와 직접 연결되는 자산인 만큼, 국가 통화 주권과 직결된 민감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USDT(테더), USDC(서클)인데, 이 두 코인은 발행량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미국 규제를 완전히 따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규제 기관은 발행사에 대해 준비금 검증, 회계감사, 라이선스 취득 등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을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간 발행 자산’으로 판단하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논의와 연결 짓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까다로운 요건이 적용됩니다. 발행사가 투명하게 준비금 보유 여부를 공개해야 하고, 사용자 자산과 기업 자산을 구분 보관하는 것도 요구됩니다.
이처럼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을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편입시키기보다는, 철저히 감독하에 놓는 방향을 선호해 왔습니다.
아시아는 스테이블 코인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반면, 아시아는 나라마다 조건이 달라 단순히 하나로 묶기 어렵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 상황, 정치 체제, 금융 인프라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대응도 국가별로 분명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은행이나 등록된 기업만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으며, 자금세탁 방지 기준도 엄격하게 적용합니다.
반면 싱가포르나 홍콩은 비교적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규제는 갖추되, 실험을 허용하는 방식이죠. 실제로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한 결제 테스트를 주도하며, 규제와 혁신의 균형을 맞추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법령은 없지만 국내 거래소들이 자체 발행 스테이블 코인을 준비하거나, 글로벌 코인의 상장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동남아 일부 국가는 스테이블 코인을 실질적인 '디지털 달러'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달러 기반의 코인을 통해 외화 송금이나 재산 보관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은행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일상적인 거래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시아는 규제를 완화하기보다는 각국 현실에 맞는 유연한 설계와 점진적 도입을 선호하는 흐름이 강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
미국은 제도와 기준이 명확한 대신, 자유로운 활용에는 제약이 따릅니다. 아시아는 반대로, 활용도는 높지만 안정성은 국가마다 차이가 큽니다.
투자자라면 이 점을 분명히 구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어디에서 발행되었는가’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위험 관리와 직결되는 판단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발행 스테이블 코인은 규제 감시 하에 준비금 운영 방식이 비교적 투명합니다. 그러나 법적 이슈로 인해 갑작스럽게 사용이 제한되거나, 특정 거래소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아시아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지역 내 수요는 활발하나, 그 운영 주체나 담보 방식이 공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거래소별 기준이 달라 국제 유통성과 상호 호환성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을 단지 ‘안정된 가격의 수단’으로 보기보다, 어디에서 운영되고, 어떤 틀 안에서 존재하느냐를 그 배경까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스테이블 코인, 같은 이름 다른 조건
스테이블 코인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그 기반은 국가마다 전혀 다르게 짜여 있습니다.
미국은 규제가 명확한 대신 기민한 확장이 어렵고, 아시아는 시장 가능성이 크지만 제도적 기반은 고르지 않습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정책 차이가 아니라, 투자 리스크, 자산 유통, 서비스 연결성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투자하거나 활용하려는 사람이라면 그 이름만 보지 말고, 그 코인이 움직이는 환경까지 함께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