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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코인 정책, 변화를 늦추는 건 누구인가

by 지혜로운 연구원 2025. 7. 19.

암호화폐 시장에서 유럽은 오랫동안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유럽 전역에서 ‘통합적 규제안’이 하나둘씩 현실화되며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실제 시장과 정책 간의 거리감은 존재합니다. 유럽연합(EU)이 추구하는 안정성과 일관성은 분명 장점이지만, 그 속도와 방식에 있어선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럽 코인 정책이 걸어온 흐름과 지금 어떤 부분에서 주목받고 있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유럽 코인 정책을 상징하는 이미지

유럽 코인 정책, 그들은 왜 늦게 움직였는가

유럽은 기술 혁신보다는 사회적 안정과 질서를 우선시해 온 곳입니다. 특히 새로운 자산이 시장에 등장할 때,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기조가 뚜렷합니다. 이런 문화는 암호화폐에 대한 접근 방식에도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다른 지역이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동안, 유럽은 각국의 입장이 서로 달라 정책 조율에만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일부 국가는 코인 자체를 불신했고, 다른 국가는 오히려 조용히 제도적 틀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공동 입장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은 규제 체계 마련을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유럽연합은 다국가 연합체라는 특성상, 하나의 통일된 입장을 만들기까지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이나 싱가포르에 비해 규제 속도는 상대적으로 늦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단지 ‘느렸다’고 평가하긴 어렵습니다. 유럽의 경우, 법률이 마련되면 상당히 정교하고 실효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MiCA 법안’이라 불리는 암호자산시장법이 EU 차원에서 통과되며 코인 거래소 운영, 자산 보관, 소비자 보호에 대한 규칙이 명확히 잡히고 있습니다.

기술은 빠르고 제도는 느릴 때 벌어지는 일

유럽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인이라는 실체가 결제, 투자, 송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그걸 다 포괄할 수 있는 규칙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기술은 이미 실생활을 바꾸기 시작했지만, 제도가 한발 늦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나 독일에서는 민간 기업이 자체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했지만, 법적 해석이 국가마다 달라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무기한 연기된 사례도 많았습니다.

이런 혼선은 개발자나 기업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에게도 불확실성을 남겼습니다. 지금 사고 있는 자산이 몇 달 뒤에는 불법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래소 인가 요건, 발행사 등록, 자산의 투명한 공시 등을 포함한 ‘사전 제도화’ 흐름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이 더 이상 관망만 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히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민첩한 대응보다는 형식을 갖춘 안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며, 이는 블록체인 산업 특유의 ‘속도 중심 경쟁’에서는 한계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투자자들이 유럽 코인 시장을 다시 살펴보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유럽 코인 시장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급등락을 기대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법적 안정성과 제도적 기반을 바탕으로 한 장기적 신뢰도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유럽은 자산 보관·회계·법률 등 전통 금융 시스템이 잘 갖춰진 지역입니다. 따라서 제도만 정비되면, 코인 산업 역시 그런 인프라 속에 보다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운영될 수 있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이 유럽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도 이런 흐름을 보여줍니다. 특히 미국 대비 투기성 이슈가 적고, 안정성에 초점이 맞춰진 시장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중장기 자금을 선호하는 기관 입장과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입니다.

물론 변화의 속도는 더디고,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이 강합니다. 하지만 투자자는 단지 빠른 변동성보다, ‘예측 가능한 규칙 안에서의 성장’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유럽 코인 정책은 완성된 체계는 아니지만, 그 과정 자체를 신뢰하고 따라가려는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는 점은 다른 지역과는 또 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늦지만 단단한 유럽의 방식

유럽은 디지털 자산에 대해 조심스러웠고, 지금도 그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안에서도 방향성이 분명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빠르게 확장하고, 과감하게 움직이는 지역이 주는 기대감과는 다르지만, 유럽의 코인 정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 있습니다.

서두르지 않지만, 멈추지도 않고 정해진 틀 안에서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장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