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중반을 목표로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 자산 혁신법’은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화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입니다. 루나 사태, 거래소 이슈 등으로 드러난 불신을 넘어, 시장에 일정한 기준을 세우고 투자자 보호와 산업 성장을 함께 담아내기 위한 법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디지털 자산 혁신법의 도입 배경과 핵심 내용, 그리고 실제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정리합니다.
왜 디지털 자산 ‘혁신법’이 필요한가
지금까지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는 명확한 체계 없이 산발적으로 적용돼 왔습니다. 2023년의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은 시장 전반보다는 일부 투자자 피해에 대응하는 수준에 그쳤고, 전체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디지털 자산 혁신법’이라는 이름으로 보다 포괄적인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기술·금융 융합 자산으로서 디지털 자산을 정의하고, 어떻게 등록하고 관리할지의 틀을 제시하려는 시도입니다.
이전에는 규제가 곧 통제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번에는 일정한 기준 안에서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제도권 내에서의 안정적인 투자 환경과 산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흐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 혁신법의 주요 내용 정리
현재까지 공개된 방향에 따르면, 혁신법은 세 가지 측면에서 변화가 예상됩니다.
첫째는 발행 기준입니다. 앞으로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려면 백서 등록, 정보 공시, 투자자 고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할 수 있습니다. 정보 비대칭을 줄이기 위한 장치로, 무분별한 토큰 발행을 제한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둘째는 사업자 등록제입니다. 지금은 거래소만 관리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코인 발행사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일정 기준에 따라 등록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시장 전반을 관리하는 방식에서 변화가 예고된 셈입니다.
셋째는 투자자 보호 장치입니다. 자산 손실에 대비한 고지 의무, 거래 취소권, 유동성 확보 기준 등 전통 금융 규제를 일부 적용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을 지나치게 억제하지 않으면서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갖추겠다는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전반적으로 진입장벽을 다소 높이되, 시장 참여자 간 신뢰를 높이려는 시도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하고 의사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보다 투명한 시장 운영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 시장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혁신법이 시행되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은 자금 흐름의 방향일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까지는 제도권 밖에서 민간 주도로 형성된 구조였다면, 이후에는 제도화된 자금이 보다 적극적으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전통 금융기관의 일부 참여가 검토될 수도 있는 이유입니다.
거래소 운영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상장 여부나 폐지 시점에 대해 내부 판단만으로 결정했지만, 향후에는 상장 심사 기준이나 정보 검증 절차가 포함될 수 있으며,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외부 평가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는 거래소와 발행사의 부담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는 변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정부가 디지털 자산을 일시적인 유행이나 위험 자산이 아닌, 제도화 가능한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규제보다는 기준을 세우겠다는 접근은 이전과는 다른 접근이며, 이는 곧 제도권 편입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규제보다 기준이 필요한 시점
디지털 자산 혁신법은 단순히 시장을 억제하려는 법이 아닙니다. 시장을 지탱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참여자 간 신뢰를 확보하려는 방향입니다. 발행자, 투자자, 서비스 사업자 모두에게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는 변화입니다.
앞으로 디지털 자산을 둘러싼 환경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준 없이 움직이던 방식에서 점차 기준을 갖춘 운영 방식으로 전환되는 것이며, 이는 단기간의 불편함을 수반할 수 있으나, 결국 시장의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든 이 시장에 참여하려면, 규제만 피할 것이 아니라, 기준을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할 때입니다.